[Trend] 쇼루밍이든 역쇼루밍이든 고객보다 한발만 앞서라
매장에서 제품 꼼꼼히 살펴보고 온라인서 구매하는 쇼루밍 늘어
합리적 소비에 힘쓰는 고객에게 가치있는 경험 제공할수 있어야
"그거, 어디서 샀어?" 부러움 섞인 말투로 누군가가 질문을 해 온다.
살짝 으쓱한 기분으로 "그냥, 백화점에서"라고 짧은 답을 한다.
사실은 SNS에서 처음 보고 몇 주 전부터 눈도장 찍어 놓았던 제품이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자세한 제품 정보와 사용 후기들을 싹 훑어보았고, 한 번은 브랜드 매장에 직접 찾아가 정말 괜찮은지 확인도 했고, 다시 온라인으로 최저가 판매처가 어디인지 검색도 해 봤고, 마침 세일 기간이라 백화점에서 구입했는데, 몇 개의 사은품까지 챙겨 주더라는, 파란만장한 스토리는 생략하기로 한다.
최종 구매에 이르기까지 온ㆍ오프라인상의 다양한 채널을 활용하는 복합적 소비 패턴이 늘어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쇼루밍(showrooming)`이다.
오프라인 매장이 단지 전시실(showroom) 역할만 한다는 데서 나온 표현으로, 오프라인으로는 제품을 둘러보고 구매는 가격이 낮은 온라인에서 이뤄지는 것을 말한다.
최근에는 `역쇼루밍(逆 showrooming)`이라고 하는 새로운 소비 패턴도 증가하고 있다.
역쇼루밍이란 쇼루밍의 반대되는 개념으로, 정보 획득은 온라인에서, 구매는 오프라인에서 이뤄지는 현상을 말한다.
서두에 언급한 것처럼 온라인으로 사용 후기를 검색한 뒤 오프라인에서 제품을 구입했다면 이는 대표적인 역쇼루밍 사례라 할 수 있다.
온라인 쇼핑과 오프라인 쇼핑의 경계를 허물면서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소비자들. 그렇다면 이들을 사로잡기 위해서 마케팅은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
한때 쇼루밍을 매출 감소의 원인으로 보고 억제시키려고 노력했던 미국의 유통업체 베스트바이(Best Buy)는 이제는 적극적으로 쇼루밍을 장려하고 나섰다.
작년 추수감사절 시즌에 진행된 광고 캠페인에서 베스트바이는 스스로 `쇼룸`이 되기를 서슴지 않았다.
`당신의 극강의 휴일 쇼룸(Your Ultimate Holiday Showroom)`이라는 콘셉트 아래 최저가 보장이나 온라인 주문 후 매장수령 등 주로 온라인 쇼핑에서 경험하던 편익들을 제공한다는 사실을 알렸다.
온라인 쇼핑의 장점과 오프라인 쇼핑의 장점을 융합함으로써 양쪽 채널 모두에서 소비자들의 구매를 자극한 베스트바이는 2014년에 10~15%의 매출 회복을 전망하고 있다.
온ㆍ오프라인 쇼핑의 장점을 접목한 또 하나의 사례를 보자.
도요타는 `소셜네트워크+온라인 사용후기+매장 시승체험`을 하나의 아이디어로 엮은 `내 하이브리드를 타보세요(Try My Hybrid)` 캠페인을 진행했다. 자사의 하이브리드 차량을 운전하는 사람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는 것에 착안해 그들이 자기 차량을 다른 사람들에게 시승시켜 주도록 한 것이다.
먼저 도요타 하이브리드 차량 소유주가 SNS에 간단한 정보를 등록한다.
차량을 시승해 보길 원하는 사람은 가까운 거리에 있거나 SNS 친구 관계에 있는 차량 소유주를 검색할 수 있다.
온라인을 통해 이 둘을 매칭해 주면 오프라인에서의 만남이 진행되고, 차량 소유주는 자기 차량을 시승하도록 제공해 준다.
시승하는 동안 옆에 앉아 생생한 사용 후기도 들려 준다.
오프라인 매장 공간을 더 늘리지 않고서도 도요타는 수많은 `쇼룸`을 확보하고 더 많은 소비자들이 제품을 체험할 수 있게 만들었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경계를 허물어 보다 적극적으로 융합시키는 시도는 어떨까.
아디다스는 NEO라는 혁신적 라인을 운영하면서 한 매장의 쇼윈도를 인터랙티브 터치 스크린으로 바꿔놓았다.
고정된 마네킹 대신에 모델의 디지털 영상이 등장해 소비자의 터치에 따라 포즈를 바꾸며 제품을 보여 준다.
소비자는 원하는 제품을 고르고 장바구니에 담는 과정을 직관적으로 조작할 수 있다.
스마트폰과 연동시켜 SNS로 해당 제품을 공유할 수 있으며, 최종적으로 제품을 구매할 수도 있다.
오프라인 공간을 기반으로 하되, 오프라인 쇼핑 과정을 디지털로 체험하고, 구매는 온라인 채널에서 이뤄지는, 온ㆍ오프라인의 융합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 것이다.
NEO라는 라인이 추구하는 혁신의 이미지가 강화된 것은 물론이다.
쇼루밍과 역쇼루밍 현상은 어떻게 보면 오프라인 쇼핑의 한계와 온라인 쇼핑의 한계를 스스로 극복하려 했던 부지런한 소비자들의 노력에서 시작된 것이 아닐까 한다.
수많은 채널들을 찾아보며 합리적인 소비를 하는 것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일이다.
그렇다면 이제는 기업들이 소비자보다 한발 앞서서 온ㆍ오프라인 쇼핑의 장점을 접목하고 융합시킬 필요가 있다.
융합의 규모가 크지 않아도 좋고, 굳이 첨단 기술이 접목되지 않아도 좋다.
합리적인 소비를 위해 기운을 쏟고 있는 소비자들에게 조금 더 편리한, 흥미로운, 가치 있는 경험을 제공해 주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소비자의 한 사람으로서 생각하건대, 나를 위해 그렇게 변화하는 브랜드라면 지갑은 물론 마음까지 열 준비가 돼 있으니까.
[정동은 제일기획 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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