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 MBA] 천재 아인슈타인도 저질렀다…혁신의 원천 `똑똑한 실수` 의사결정 분야 최고 석학 폴 JH 슈메이커 인생 바닥 떨어지는 실패 그것은 당신을 위한 선물 |
|
[매경 MBA] 천재 아인슈타인도 저질렀다…혁신의 원천 `똑똑한 실수` - 매일경제 |
아인슈타인은 역사상 최고의 물리학자다. 그의 상대성 이론은 시간ㆍ거리ㆍ에너지 등에 대한 개념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하지만 그의 상대성 이론은 수많은 실수로 가득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 맥 기술혁신센터의 폴 J H 슈메이커 리서치 디렉터는 "아인슈타인은 최소 23가지의 중요한 실수를 했다"고 말했다. 특수 상대성 이론에서 도출된 유명한 공식 E=mc²를 증명할 때도 몇 년에 걸쳐 계속 실수를 했다. 그러나 아인슈타인에게 실수는 상대성 이론을 발견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슈메이커 디렉터는 "실수를 통해 배우면서 그는 자연에 대한 중요한 통찰을 얻었다"고 말했다.
미국은 80년대 중반만 해도 전화요금 체납액이 연간 4억5000만달러에 이르렀다. 전화 회사인 벨 시스템은 체납액을 줄일 목적으로 신용기록이 나쁜 신규 가입자에게는 보증금을 받았다. 그러나 벨 연구소로부터 보증금을 받지 말자는 제안을 받았다. 실제로 어떤 사람들이 연체를 하는지 검증하자는 취지였다. 처음에 경영진은 내키지 않았다. 손실을 볼 `실수`가 될 게 뻔해 보여서였다. 하지만 결국 일부러 실수를 저지르기로 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신용기록이 나쁜 가입자들의 연체율이 전혀 높지 않았다. 이를 바탕으로 벨 시스템은 신규 가입자의 행동을 예측하는 새 신용평가 모델을 만들었다. 덕분에 이후 연평균 1억3700만달러씩 수익이 증가했다. 슈메이커 디렉터는 "벨 시스템은 의도적인 실수를 한 덕분에 큰 수익을 얻었다"고 말했다.
의사결정 분야의 최고 석학 중 한 명인 슈메이커 디렉터는 아인슈타인과 벨 시스템의 실수에 대해 "똑똑한 실수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실수를 통해 얻은 편익이 비용보다 크기 때문이라는 게 이유다. 아인슈타인은 상대성 이론을 발견했고, 벨 시스템은 엄청난 수익을 올렸다.
"똑똑한 실수는 다른 실수와 구분이 됩니다. 자동차 사고처럼 편익은 작은데 비용만 큰 비극적 실수, 이혼처럼 편익과 비용이 함께 큰 심각한 실수, 주차 위반처럼 비용ㆍ편익이 모두 작은 사소한 실수 등과는 급이 다르죠."
슈메이커 디렉터는 똑똑한 실수야말로 새로운 혁신의 원천이라고 주장한다. 비행기, 페니실린, 핵에너지 등 인류의 삶을 바꾼 대단한 혁신은 모두 실수를 통해 새로운 통찰을 얻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 매일경제 MBA팀과 몇 차례에 걸친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아인슈타인 등의 사례에서 보듯이 실수는 새로운 발견과 혁신에 이르는 관문이라는 게 분명하다"며 "그렇다면 의도적으로 실수를 하는 전략을 개발하고 실행에 옮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슈메이커 디렉터와의 일문일답.
-실수가 어떻게 똑똑해질 수 있는가.
▶똑똑한 실수에는 두 가지가 있다. 우연히 발생한 실수에서 배움을 얻는 게 첫째다. 시간이 흐르면서 예상치 않았던 편익이 발생해 비용을 상쇄하는 경우도 여기에 해당된다. (아인슈타인의 실수가 그랬다.) 둘째는 의도적인 실수다. 새로운 무엇인가를 발견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일부러 실수를 하는 것이다. 벨 시스템은 기대수익이 마이너스, 즉 손실이 예상되는데도 일부러 실수를 했다.
-똑똑한 실수라는 개념을 만들게 된 계기가 있었나.
▶혼다 소이치로 혼다 창업자는 "성공은 99%가 실패다(Success is 99% failure)"라고 말했다. 실패는 실수의 쌍둥이 자매다. (결국 성공은 99%가 실수라고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소이치로의 말처럼 실수와 실패는 성공을 위해 꼭 거쳐야 할 과정이다. 그런데도 실수에 매우 부정적인 이미지가 덧씌워져 있는 게 현실이다. 실수에 대한 이런 편견을 깨고 싶었다. 실수는 똑똑해질 수 있다.
-실수는 손실이 예상되는 행위를 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당신은 의도적으로 실수를 하라고 강조한다.
▶경영자들에게 "인생을 살면서 무엇으로부터 가장 많은 것을 배웠느냐"고 물으면 통상 "실수"라는 답이 돌아온다. 그렇다면 당연히 의도적으로 실수를 더 많이 해야 하지 않겠는가. 실제 미래 수익은 플러스일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일부러 실수를 해야 한다. 우리의 진짜 문제는 실수를 너무 적게 한다는 것이다. 합리적이라고 여겨지는 수준보다 더 많은 실수를 해야 한다. 토머스 왓슨 IMB 창업자는 "더 빨리 성공하려면 더 많은 실수를 하라"고 말했다.
-손실이 예상되는 행위를 어떻게 할 수 있나.
▶합리적으로 분석한 결과, 손실이 예상되는 의사결정을 하려면 어느 정도는 직관이 필요하다. 라이트 형제는 관습적인 지혜를 거부하는 대신 자신의 직관을 믿고 비행기를 개발했다.
-라이트 형제는 실수 덕분에 비행기를 개발했다는 뜻인가.
▶비행기 개발에 뛰어들겠다는 의사결정 자체가 당시로서는 실수였다. 당시의 모든 사람들은 `인간이 하늘을 날 수 없다`고 알고 있었다. 라이트 형제가 첫 비행에 성공하기 8년 전인 1895년, 영국의 저명한 수학자인 켈빈 경은 "공기보다 무거운 물체는 하늘을 나는 게 불가능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아인슈타인도 라이트 형제와 비슷한 사례다. 그는 공간ㆍ시간ㆍ에너지 등에 대해 상대적으로 무지했다. 덕분에 (실수라고 할 수 있는) 바보 같은 질문을 마음속에 품게 됐고 상대성 이론을 연구하게 됐다.
-똑똑한 실수의 예를 추가로 들어 달라.
▶뉴욕대 여대생인 마리아 헤들리의 예를 들겠다. 그는 결혼 상대를 찾고 있었다. 어떤 사람이 자신에게 꼭 맞는 사람인지에 대한 기준도 있었다. 하지만 자신의 기준이 옳은지 테스트하기로 했다. 그래서 자신에게 데이트 신청을 하는 모든 사람들과 만났다. (어머니와 동거했던 백만장자, 노숙자 등과도 데이트를 했다.) 최종적으로 헤들리는 이혼한 극작가와 결혼했다. (자신보다 나이도 훨씬 많았고, 자녀까지 있었다.) 예전 같으면 눈길도 주지 않을 사람이었다. 하지만 헤들리는 그와 행복하게 살고 있다. 자신에게 맞지 않을 것 같은 사람과 데이트를 하는 `의도적인 실수` 덕분에 천생연분을 만난 것이다.
기상학자인 에드워드 로렌츠는 실수 덕분에 `나비 효과`를 발견했다. 로렌츠는 컴퓨터에 숫자들을 입력할 때, 실수로 소수 셋째 자리까지만 입력했다. 그랬더니 시뮬레이션 결과가 이상하게 나왔다. 로렌츠는 소수 넷째 자리 이후의 매우 작은 값들이 시뮬레이션 결과치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를 계기로 로렌츠는 `브라질에서 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텍사스에서 커다란 토네이도를 일으킨다`는 나비효과 이론을 정립했다.
-비즈니스 분야에서 똑똑한 실수는 어떤 게 있는가.
▶목록을 만들 수 있을 정도로 많다. ATM 기기, 학생용 신용카드, 니코틴 없는 담배, 개인용 복사기 등은 당시의 `관습적인 지혜`에 빠진 사람들에게는 실수로 보였다. 바보 같은 아이디어라며 조롱까지 당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똑똑한 실수로 판명났다. 리더라면 직원들이 생산적인 실수를 할 수 있는 공간을 창조해야 한다.
-당신 스스로 의도적인 실수를 한 적이 있나.
▶시카고대학교에서 막 부교수로 승진한 뒤의 일이다. 안식년 2년을 얻어 로열더치셸에서 일하기로 했다. 동료들은 실수라며 말렸다. 교수로서 막 경력이 뻗어가는 시점이라는 점, 기업체에서 일하면 연구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받을 것이라는 점 등이 이유였다. 옳은 지적이었다. 로열더치셸에서 일하는 2년 동안 논문을 발표하지 못하면 내 학문적 경력에 손해가 될 게 분명했다. 하지만 나는 일부러 실수를 하기로 했다. 덕분에 학계 밖으로 지평을 넓힐 수 있었다. `의사결정 전략 인터내셔널`(DSI)이라는 컨설팅 회사를 설립해 20년 동안 글로벌 기업들을 컨설팅했다.
▶성공적인 사람들은 실수를 바라보는 시각이 남다르다. 실수를 훨씬 잘 인내하고 삶의 한 부분으로 포용한다.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는 스탠퍼드대학교 졸업식 연설에서 자신의 실수(대학 중퇴)를 찬양했다.(당시 연설에서 잡스는 대학 중퇴 후 서체를 배우지 않았다면 애플 컴퓨터의 아름다운 서체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자랑했다.) 작가 JK 롤링은 인생의 바닥으로 떨어지는 실패가 없었다면 해리포터 시리즈를 쓰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예술 분야는 비즈니스보다 실수를 적극적으로 수용한다. 위대한 재즈 연주자인 윈턴 마살리스는 "당신이 실수를 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재즈를 연주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실수를 하지 않는다면 인생을 살아본 게 아니다. 실수를 하지 않으려는 완벽주의자들은 인간으로서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없다.
-위험 회피적인 사람은 의도적인 실수를 하기 힘들겠다. 기대수익이 마이너스이기 때문이다.
▶정반대다. 위험 회피적일수록 의도적인 실수를 더 많이 해야 한다. 다양한 유가증권에 투자하는 포트폴리오를 예로 들어보자. 위험 회피적인 투자자일수록 기대수익이 마이너스인 유가증권을 포트폴리오에 포함시킨다. 나쁜 시나리오가 현실이 될 위험을 헤징하기 위해서다. (나쁜 시나리오가 현실이 되면 당초 기대수익이 플러스였던 유가증권들은 마이너스 수익을 보게 된다. 그러나 당초 기대수익이 마이너스였던 유가증권은 수익이 플러스가 된다. 덕분에 나쁜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전체 손실은 줄어든다.)
의도적인 실수 역시 위험을 헤징하는 구실을 한다. 다수의 사람들이 갖고 있는 관습적인 지혜가 틀릴 상황에 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의도적인 실수는 (애초의 기대수익은 마이너스지만) 실제로는 높은 수익을 올릴 것이기 때문이다.
-누구나 실수를 하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를 숨기고 싶어한다.
▶모든 실수는 일종의 선물이다. 예상치 못한 결과로부터 무언가를 배우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물론 사람들은 실수를 잊고 싶어한다.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기를 꺼린다. 예상치 못한 실수는 부정적인 놀라움(surprise)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이런 반응은 인간적이기는 하다. 그러나 새로운 통찰을 얻을 수는 없다.
-기업들이 실수로부터 배우려면 실수를 포용하는 문화를 만들어야겠다.
▶그렇다. 예를 들어 미국 앤아버 소재 한 기업체는 `골든 에그`라는 트로피를 만들었다. 용기를 내서 자신의 실수를 밝히고 동료들과 공유하는 직원에게 수여했다. 처음에는 이 상을 받고 싶어하는 직원이 거의 없었다. 그러나 점차 수상자들은 트로피를 자랑하게 됐다. 덕분에 이 회사에는 실수로부터 배우는 문화가 자리 잡게 됐다. 이처럼 혁신적인 기업일수록 실수를 포용한다. 프로젝트에서 실패한 매니저들을 실패자로 보지 않는다. 초고속으로 배움의 과정을 거친 사람으로 간주한다.
■ 의도적 실수를 위한 6단계 전략
폴 JH 슈메이커 박사가 설립한 컨설팅 회사인 DSI는 의도적인 실수를 위한 6단계 전략을 짜고 실행에 옮겼다. 이를 통해 당초 기대하지 않았던 100만달러의 추가 매출을 올렸다.
◇ 단계 1=가정을 파악하기
회사 운영의 기반이 되는 `전제` 또는 `가정`을 파악하는 단계다. 이런 전제들은 관습적인 지혜에 속한다. DSI는 내부 인터뷰를 통해 10개의 가정을 골라냈다. `MBA를 갓 졸업한 젊은이는 우리 회사에 맞지 않다`(3번 가정), `사장은 많은 보수를 받는 선임 컨설턴트가 아니어야 한다`(7번 가정), `고객들의 제안 요청서(RFP)는 응하지 않는다. 가격 쇼핑의 수단이기 때문이다`(10번 가정) 등이었다. 고객 기업들은 여러 곳의 컨설팅 회사에 RFP를 보내 미리 컨설팅 계획과 가격 등을 제시해 줄 것을 요청하곤 한다.
◇ 단계2=테스트할 가정을 선택
가정의 중요성과 정확성에 따라 점수를 매긴다. 중요성은 높지만, 정확성이 낮은 가정이 테스트 대상이 된다. 가정이 틀렸을 때 조직에 미치는 영향이 클수록 중요성 점수가 높다. 가정이 맞다는 데 베팅할 수 있는 금액이 클수록 정확성 점수가 올라간다. 10개의 가정 중 3번, 7번, 10번 가정이 테스트 대상에 올랐다.
◇ 단계 3=가정에 순위 매기기
테스트 대상에 오른 3개 가정의 상대적 가치를 파악하는 단계다. 관리자에게 5가지 질문을 던져 점수를 매겼다. 표에서처럼 10번 가정의 총점이 가장 높았다. DSI는 10번 가정을 먼저 테스트하기로 했다.
◇ 단계 4=실수를 위한 전략 짜기
RFP에 응한다는 `의도적인 실수`를 하기 위한 전략을 짜는 단계다. DSI는 RFP를 받을 경우, 신입 컨설턴트에게 컨설팅 제안서 작성을 맡기기로 했다. 비용을 줄이면서 신입 교육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 단계5=실수를 실행하기
DSI는 지역 전기회사로부터 받은 RFP에 응했다. 맞춤형 제안서를 썼으며 20만달러 수준의 가격을 제시했다. 전기회사는 DSI의 경영진을 초대해 다른 컨설팅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누었다. DSI의 역량을 신뢰하게 된 전기 회사는 추가 컨설팅을 맡겼다. 총규모가 100만달러가 넘었다. 의도적인 실수 덕분에 얻은 수입이었다.
◇ 단계6=실수로부터 배우다
실수의 성공 여부와 관계없이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 분석하는 단계다. 결과가 당초의 가정과 달랐다면 이유가 무엇인지, 추가적인 실험이나 실수가 필요한지 등을 검토해야 한다. DSI는 의도적인 실수의 결과로 RFP에 대한 시각을 바꾸었다. 과거 같으면 무시했을 몇 건의 RFP에 응하기로 했다.
■ He is…
폴 JH 슈메이커(Paul JH Schoemaker)는 의사결정 분야의 석학이다.
경영학과 경제학을 통틀어 논문 인용 건수가 최상위 1%에 속한다.
컨설팅 회사인 DSI를 창립해 집행 회장을 맡고 있다. 민간기업 3곳의 이사회 의장이며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 맥(Mack) 기술혁신센터의 리서치 디렉터다. `의사결정 함정과 성공을 부르는 결정` `주변시력` 등의 베스트셀러를 썼다.
[김인수 기자]
출처: 매일경제
'배움-공부 > - 좋은 생각-말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의로운 사회를 바라는 마음 (0) | 2016.02.26 |
---|---|
최고의 인성교육은 어른의 솔선수범 (0) | 2015.08.15 |
당신의 일생을 바꾸는 말, 인생을 바꾸는 생각들 (0) | 2015.08.03 |
니체가 ‘신은 죽었다’ > 우릴 짓누르는 유교적 가치, 충과 효 포맷해야 (0) | 2015.04.29 |
법륜스님 - 마음 다스리는법 (0) | 2014.12.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