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생활/- 트렌드

제로그래피 - 제록스

by 안산상록수 2023. 9. 28.

[네이버 지식백과] 제록스 [XEROX] (세계 브랜드 백과, 인터브랜드)

 

체스터 칼슨이 개발한 제로그래피 기술을 1946년 할로이드 포토그래픽 컴퍼니가 받아들여 탄생한 미국의 문서관리 브랜드로 복사기, 프린터 및 문서관리 서비스를 제공함

1. 제록스의 정의 및 기원

제록스(XEROX)는 복사기, 프린터, 디지털 생산 인쇄기 관련 상담과 문서관리 아웃소싱 서비스 및 공급품을 제조하고 판매하는 미국의 문서관리 브랜드이다. 발명가 체스터 칼슨(Chester. F. Carlson)이 광전도 재료(전기 유무에 따라 전도율이 달라지는 물질)를 활용해 문서 복사 기술인 ‘제로그래피(Zerograph)’를 개발했다. 체스터 칼슨은 이후 장기간의 실험을 통해 제로그래피를 발전시켰다. 1945년 사진용품 제조업체 ‘할로이드 포토그래픽 컴퍼니(The Haloid Photographic Company)’의 CEO 조 윌슨(Joe Willson)은 대규모 투자로 제로그래피 기술을 상용화 시키는데 성공했다. 1950년 할로이드 포토그래픽 컴퍼니는 제로그래피 기술을 활용해 첫 번째 복사기를 출시했고, 1959년 이 기술을 활용한 자동 복사기를 출시해 큰 성공을 거뒀다. 1961년 할로이드 포토그래픽 컴퍼니는 회사 이름을 ‘제록스’로 변경했고, 이것이 오늘날 복사기의 대명사로 불리는 제록스의 시작이었다.

 

2. 제록스의 탄생 및 설립자

제록스는 핵심 기술인 제로그래피를 개발한 발명가 체스터 칼슨과 이를 상품으로 상용화시킨 할로이드 포토그래픽 컴퍼니(제록스의 전신)에 의해 탄생했다.

1) 체스터 칼슨 : 제로그래피 개발

체스터 칼슨은 1906년 미국 시애틀(Seattle)에서 가난한 이발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체스터 칼슨이 어릴 적에 결핵과 관절염을 앓아 경제활동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체스터 칼슨은 8살 때부터 일을 하며 어렵게 학업을 이어나갔다. 1923년 어머니가 결핵으로 세상을 떠난 이후 가장이 된 체스터 칼슨은 아버지를 돌봐야만 했는데 1933년 그의 아버지도 세상을 떠났다.

체스터 칼슨이 발명가의 꿈을 갖게 된 것은 유년 시절에 읽은 <에디슨 전기>의 영향이 컸다고 한다. 그는 이 책을 통해 ‘발명이야말로 경제적인 지위를 향상시킬 수 있는 유효한 수단’이라고 느끼게 되어 발명가의 꿈을 계속 키워 나갔다. 체스터 칼슨은 고등학교 시절에 인쇄소에서 일하면서 복사 방식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훗날 직접 복사기를 고안하게 되는 중요한 밑거름이 되었다.

 

 

 

제로그래피 기술을 발명한 ‘체스터 칼슨’

체스터 칼슨은 캘리포니아 공과대학(California Institute of Technology)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뒤 1930년 졸업과 동시에 뉴욕으로 이사했다. 그는 여러 회사를 다니다 배터리 및 전자제품 회사인 말로리(P.R.Mallory)사에 입사해 특허부에서 일하게 되었다. 체스터 칼슨은 업무 때 도면과 사양서를 복사해서 사용해야 했는데, 당시에는 카본지(Carbon Copy, 일명 ‘먹지’라고도 함)가 복사에 주로 사용되었다. 카본지는 손과 문서에 검댕이가 많이 묻고 복사 시간도 오래 걸렸으며, 그림이나 사진이 부착된 도면은 복사도 잘 되지 않았다. 기존 복사 방식에 불편함을 느낀 체스터 칼슨은 새로운 복사 방식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는 인쇄, 사진과 관련된 많은 문서들을 탐독했고, 자신의 아파트에 각종 화학약품 및 실험 기자재를 설치해 새로운 복사 기술을 연구했다.

제로그래피 기술로 복사한 글자체스터 칼슨이 제로그래피 기술을 활용해 처음으로 복사한 글자로, 애스토리아(Astoria)는 미국의 지역명이다.

물리학을 전공하여 관련 지식이 풍부했던 체스터 칼슨은 우연히 실험에 광전도(Photoconduction)를 활용해 보았다. 광전도체를 활용해 이미지 패턴을 만든 후 그 위에 분말을 부착시켜 종이에 옮기는 방식이었다. 이때까지 체스터 칼슨이 진행했던 연구 성과는 초보적인 단계에 불과했는데, 독일 출신의 물리학자 오토 코르네이(Otto Kornei)를 만나 연구를 진행한 끝에 건식(乾式) 복사 원리를 개발해냈다. 1938년 10월 22일 세계 최초로 정전식 복사기 실험에 성공한 체스터 칼슨은 1942년 10월 ‘전자사진술(Electro-Photography, 일렉트로 포토그래피)’을 활용한 복사기로 특허를 획득했다.

 

2) 할로이드 포토그래픽 컴퍼니 : 제로그래피의 상용화

체스터 칼슨이 복사 방식에서 새로운 전자사진술의 원리를 발명했지만 상품화까지는 오랜 세월이 걸렸다. 그는 IBM, RCA 등 미국의 2백여 개 회사에 전자사진술 특허소개서를 보내 상품화를 위한 합작을 제의했지만 대다수 기업들은 부정적이거나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당시 일반 회사에서는 복사가 필요하면 타이핑 속도가 빠른 비서들이 필사를 하거나 저렴한 등사기를 활용하고 있었다. 체스터 칼튼의 새로운 아이디어는 기존 방식보다 효율적이었지만 상대적으로 비싼 기계값 때문에 투자하겠다는 기업은 나타나지 않았다.

체스터 칼슨은 6여 년간 특허 3종을 추가로 획득했고, 자신이 발명한 전자사진술 복사기를 보완해 나갔다. 1944년 체스터 칼슨이 복사기 제작을 거의 포기하고 있을 때, 인터페론(Interferon)으로 유명한 바텔연구소(Battelle Memorial Institute)의 엔지니어 러셀 데이튼(Rusell Dayton)이 방문했다. 러셀 데이튼은 아직 상용화 단계는 아니었지만 체스터 칼슨의 연구 성과를 높게 평가했다. 이를 계기로 체스터 칼슨은 바텔연구소가 전자사진술 특허권의 55%를 갖는다는 조건으로 특허 계약 제휴를 맺었다.

 

제록스의 설립자 ‘조 윌슨’(1901~1971)

복사기 제품화를 위해서는 대규모 투자가 필요했는데, 1944년 할로이드 포토그래픽 컴퍼니의 CEO 조 윌슨(Joe Wilson)과 수석엔지니어 존 데소(John Dessaur)가 뉴욕 로체스터(Rochester)에서 체스터 칼슨이 있는 오하이오(Ohio)로 찾아 왔다. 할로이드 포토그래픽 컴퍼니는 1906년 조지 시저(George C. Seager)가 로체스터에 설립한 제조회사로, 인화지와 복사기 관련 장비를 제조해 코닥 같은 업체에 납품하고 있었다. 1945년 할로이드 포토그래픽 컴퍼니는36살의 젊은 조 윌슨이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혁신을 강조하고 있었다. 당시 조 윌슨은 제로그래피의 가능성을 높게 샀고, 이 기술이 코닥의 납품업체로 있던 자사를 새로운 분야로 인도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1946년 인화지와 복사기 장비 제조사인 할로이드 포토그래픽 컴퍼니는 바텔연구소 및 체스터 칼슨이 발명한 전자사진술을 활용한 복사기를 만드는 연구에 합의하고, 1950년 ‘제록스 모델 A(Xerox Model A)’를 출시했다.

 

3. 제록스의 역사

 

1) 제록스 모델 A 출시 ~ 반독점법 소송(1950~1975)

1950년에 출시된 ‘제록스 모델 A’는 모든 공정이 자동으로 처리되는 제품은 아니었지만 당시로선 꽤 획기적인 제품이었다. 제품 출시 후 대다수 경영 전문가들은 할로이드 포토그래픽 컴퍼니가 지나치게 많은 비용을 제로그래피 개발에 쏟아붓고 있다고 조언했지만, 조 윌슨은 이 모델로 제로그래피 기술을 확신하게 됐다. 할로이드 포토그래픽 컴퍼니는 대부분의 기업 이윤을 후속 모델을 개발하는데 투자했고, 바텔연구소가 보유하고 있던 제로그래피의 특허권을 전부 사들여 제로그래피에 대한 독점 라이선스를 갖게 되었다.

제록스의 첫 번째 복사기인 ‘제록스 모델 A’(1950)

1955년 조 윌슨은 제로그래피가 회사의 미래를 열 것이라 판단하여 1958년에 할로이드 제록스(Haloid Xerox)로 회사의 이름을 변경했다. 1959년 할로이드 제록스는 1950년부터 1959년까지 자사의 수익보다 높은 1만 2천 5백만 달러를 투자해 세계 최초의 사무용 자동복사기 모델인 ‘제록스 914(Xerox 914)’를 출시했다. 이 모델은 미국의 경제전문지인 포춘(Fortune)에서 ‘미국 시장에서 가장 성공적인 제품(The Most Successful Product Ever Marketed in America)’으로 선정할 만큼 시장에서도 큰 인기를 얻었다. 이후 할로이드 제록스는 1961년 ‘제록스’로 다시 사명을 바꿨다

1960년대 제록스는 새로운 사업인 렌털 서비스(Rental Service, 대여 서비스)를 시작했고, 미국에 전국적인 판매조직망 을 갖췄다. 그 결과 1961년 제록스는 제품 판매 및 렌털 서비스를 통해 얻은 수익이 전년 대비 2배 가량 증가했고, 그 해 뉴욕 증권거래소(New York Stock Exchange)의 우수 기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 시장의 성공을 기반으로 제록스는 세계 시장 진출에 나섰다. 1956년 영화제작사인 ‘랭크 올거니제이션사(The Rank Organization Ltd)’와 50 대 50으로 공통 투자해 ‘랭크 제록스사(Rank Xerox)’를 설립하고 유럽 지역으로 판매망을 확장했다. 1962년 제록스는 일본 필름제작업체인 ‘후지포토필름사(Fuji Photo Film Ltd.)’와 함께 ‘후지제록스사(Fuji Xerox Ltd.)’를 설립해 아시아 태평양 지역 시장의 제록스 제품 생산 및 유통활동을 맡게 했다.

1963년 제록스는 최초의 데스크톱 복사기 ‘제록스 813’을 선보였고, 1966년 ‘제록스 2400’ 프린터와 이 기종의 문서처리 속도를 50% 증가시킨 ‘제록스 3600’ 복사기 모델을 출시했다. 1969년 제록스는 레이저 프린터(Laser Print)를 발명했고, 1977년 최초로 상용화된 레이저프린터 ‘제록스 9700’을 내놓았다. 이후 제록스는 레이저프린터 사업으로 엄청난 수입을 올렸다.

제록스 최초의 데스크톱 복사기인 ‘제록스 813’(1963)

1960년대 제록스는 사업 확장을 위해 여러 차례 인수 합병을 추진했다. 1968년 미국의 출판업체 ‘R.R.보우커사(R.R. Bowker Co.)’를 인수했고, 1970년 컴퓨터 하드웨어 제조업체 ‘사이언티픽 데이터 시스템스(Scientific Data Systems)’를 사들이고 제록스 데이터 시스템으로 회사명을 변경했다. 그 해 제록스 데이터 시스템은 문서를 전화로 전송 및 복사할 수 있는 ‘제록스 400 텔레카피어 팩시밀리(Xerox 400 Telecopier fascimile machine)’를 출시했다.

데이터 시스템은 문서를 전화로 전송 및 복사할 수 있는 ‘제록스 400 텔레카미어 팩시밀리’

1973년 제록스는 최초의 컬러 복사기 ‘제록스 6500’을 선보였고, 1970년대 중반에는 기존 모델보다 약 2배가량 속도(7200PH, Per Hour)가 빨라진 ‘제록스 9200’을 출시했다. 이후 제록스는 9400, 9500 등 후속 모델을 잇달아 내놓았다. 1974년 제록스는 처음으로 타자기 시장에 진출해 ‘800 일렉트로닉 타이핑 시스템(800 Electronic Typing System)’을 출시했다. 이 모델은 당시 시장을 선점하고 있던 IBM 모델보다 2배가량 빠른 속도를 보여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제록스는 1973년에서 1975년 사이 기록적인 매출 및 수익률을 선보이며 성장하며 북아메리카 지역으로 시장 영역을 확장해 나갔다.

1972년 미국의 반독점법 집행기관인 미연방거래위원회(FTC)는 미국 복사기 시장의 60%를 점유하고 있고 플레인 페이퍼 복사기 시장의 95%를 점유하고 있던 제록스를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1975년에 끝난 법정공방 결과, 제록스가 갖고 있던 1천7백 개의 복사기 특허권을 미국의 다른 복사기 업체들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2) 반독점법 소송 이후 ~ 앤 멀케이 합류 이전(1972~2000)

1980년대 반독점법 소송 영향으로 제록스의 미국 내 복사기 시장점유율은 80%에서 13%로 급락했다. 복사기 판매 마진율도 70%에서 10%로 떨어졌다. 1980년대 일본 복사기 업체들은 값싼 복사기를 들고 세계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일본의 전자제품업체인 캐논(Canon)사, 샤프(Sharp)사 등이 기존 업체들이 생각하지 못했던 소형 복사기를 내놓아 제록스는 물론 다른 미국 복사기 업체들에게 타격을 주었다.

1982년 데이비드 컨스(David T. Kearns)가 제록스의 새로운 CEO로 취임했다. 그는 1982년 IBM에서 제록스로 합류했다. 데이비드 컨스가 경영을 맡으면서 제록스는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 그는 디자인 퀄리티를 강조하며 제품 라인을 새롭게 편성하는 한편, 복사기 이외의 상품도 꾸준히 출시했다. 이 때 제록스가 선보인 전자 메모리 타자기 ‘메모리라이터(Memorywriter)’는 여러 가지 타입의 폰트를 선택할 수 있고, 타이프의 오류를 수정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었다. 이 제품으로 제록스는 당시 시장을 선점했던 IBM을 뛰어넘어 미국 시장에서 20%의 시장점유율을 갖게 되었다.

 

제록스의 전자 메모리 타자기 ‘메모리라이터’(1982)

체스터 칼슨이 1938년에 개발한 ‘전자사진술(Electro-Photography)’은 20년에 걸친 추가 개발 끝에 1950년 할로이드 포토그래픽 컴퍼니에 의해 상용화되었다. 할로이드 포토그래픽 컴퍼니는 기존 습식 복사법(Wet Papyrography, 화학품을 활용한 복사법)과 달리, 체스터 칼슨이 발명한 전자사진술을 광전도를 활용한 건식 복사라는 의미를 살려 ‘제로그래피’(그리스어로 ‘Dry Writing’, 말려서 쓴다는 의미)라고 이름을 붙였다. 이 기술을 활용해 할로이드 포토그래픽 컴퍼니가 출시한 복사기를 ‘제록스 복사기(Xerox Copier)’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① 문서 복사의 역사

문서 복사의 기원은 고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대 메소포타미아 국가들에서는 일찍이 관료제가 발달해 공공문서 등을 보관하기 위해 점토판 혹은 석판 등에 내용을 새겨 같은 내용의 문서를 여러 장 찍어내는 인쇄술이 발달했다. 아시아 지역에서도 문서의 보관 및 배포를 위해 석판 및 동판 등의 인쇄술이 발달해 왔다. 하지만 일상 업무에서 문서를 여러 장 복제하려면 사람의 손을 일일이 거쳐야 했고 이 때문에 필경사 혹은 서기 등 복사 관련 전문 직종이 생겼다.

1780년대 영국의 발명가 제임스 와트(James Watt, 증기기관을 발명함)는 사업상 주고 받는 수많은 편지 내용들을 일일이 기억할 수 없어 사본을 보관했는데, 똑같은 내용의 편지를 반복해 쓴다는 점에 불편함을 느꼈다. 이러한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제임스 와트는 일반 잉크보다 진하게 제작된 특수 잉크를 사용해 얇은 종이에 편지를 썼고, 이를 물에 12시간 가량 적신 후 압착 롤러로 밀어 원본의 잉크가 사본 종이에 묻도록 했다. 이 때 사본은 좌우가 뒤바뀐 형태였지만 얇은 종이를 사용했기 때문에 뒷면에서 내용을 읽을 수 있었다. 이렇게 해서 최초의 ‘습식 복사법’이 발명되었고, 이것은 1900년대 초까지 사용되었다.

1900년대 전후로 등사복사기(Mimeograph), 사진복사기(Photo-stat, 포토 스탯) 등 화학 약품을 사용한 다양한 습식 복사기가 개발되었다. 등사복사기는 1884년 미국의 A. B. 딕(A. B. Dick)사가 스텐실 듀플리케이터(Stencil Duplicator, 등사식 복사기)라는 이름으로 처음 개발되었다. 이것은 젤라틴(Gelatine, 유도 단백질로 뜨거운 물에 잘 녹으며, 냉각하면 다시 젤 상태가 됨)이 함유된 등사 원본(섬유질)에 잉크를 묻혀 복사하는 기계 장치로, 등사 원본에 잉크를 묻히고 뒷면을 복사지 위에 부착시켜 누르면 노출된 섬유질 부분으로 잉크가 통과하여 복사됐다. 일반적으로 타자기에 직접 등사 원본지를 장착해 문서를 작성하는 방식으로 문서 복사에 널리 사용되었고, 원본 한 장으로 1백장 이상 복사할 수 있었다.

그림이나 도면을 복사할 때는 사진술이 적용된 사진복사기가 사용되었다. 이것은 1906년 렉티그래프사(Rectigraph Company)가 개발한 것으로, 감광지(Sensitizing Paper)에 사진을 직접 촬영해 복사하는 기계 장치였다. 빛에 반응하는 철 화합물을 함유한 종이를 암모니아 증기(蒸氣)로 현상하면 파란색 바탕에 흰색의 상이 맺히는 복사물을 만들 수 있었다(청사진도 사진 복사의 일종임). 이로 인해 선명도가 높은 복사를 신속하게 얻을 수 있었지만 소수의 복사물 밖에 얻을 수 없었고 등사복사기에 비해 가격도 상당히 비쌌다. 주로 정밀하고 반영구적인 복사물이 필요한 건축 도면이나 법적 계약 문서의 복사에 사용되었다. 일반 그림이나 도면의 복사는 원본에 카본지(Cabon Paper)를 대고 손으로 그리면 복사 용지에 찍혀 나오는 방식을 주로 사용했다.

② 제로그래피의 원리

1950년대 제로그래피(건식 복사)는 이전 습식 복사 방식들을 대체했다. 제로그래피는 셀레늄(Selenium)으로 피막(皮膜)을 입힌 알루미늄 드럼을 핵심 부품으로 이용하는 복사 방식이었다. 셀레늄은 빛을 받으면 전기전도율이 커져 원자에서 원자로 자유롭게 움직이는 동전기(銅電機)가 흐르고, 반대로 빛을 받지 않으면 전기 전도율이 낮아 정전기(靜電氣)를 갖게 된다(이를 ‘광전도 재료’라고 부름). 원본 문서 이미지를 비추면 이 부분에 양전하가 흐르고(노출 단계), 드럼 위에 장착된 거울들은 드럼 위에 ‘음화의 상(실물과 명함이 반대인 상)’을 맺는다(현상 단계). 드럼 위의 상이 맺힌 부분은 그림자가 져 음전하의 정전기를 띈다. 여기에 양전하로 대전된 토너(Toner, 잉크대신 사용되는 탄소 가루)가 뿌려지면 상의 이미지대로 흡착(吸着)된다. 이후 복사지를 공급하는 롤러를 돌리면 정전기로 대전된 복사지에 드럼에 맺힌 상이 옮겨진다(전사(轉寫)단계).

제로그래피의 작동 원리

체스터 칼슨이 제로그래피를 활용해 제작한 첫 번째 복사기

1948년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ew York Times)는 제로그래피 기술을 가리켜 ‘잉크 없이 인쇄할 수 있는 혁신적인 방법(A Revolutionary Process of Inkless Printing)’이라고 불렀다. 1950년대 제록스 복사기 모델들이 시장에서 연이어 성공을 거두자 1961년 할로이드 포토그래픽 컴퍼니는 회사 이름을 제록스로 변경했다. 1959년 제록스는 일반 용지를 복사지로 사용할 수 있는 자동복사기 ‘제록스 914’를 출시해 제로그래피 복사기를 상용화시켰다. 1973년 이를 발전시킨 ‘컬러 제로그래피(Color Xerography)’를 선보였다. 컴퓨터가 개발된 이후 제록스는 이 원리를 디지털 인쇄기(Digital Printer)에 접목시켜 1977년 ‘제록스 9700’ 모델을 내놓았다.

 

5. 제록스의 대표 상품 라인

 

제록스는 복사기를 시작으로 인쇄기, 복합기 등 사무 공간에서 흔히 사용되는 문서 출력 및 인쇄와 관련된 제품들을 출시해 왔다. 2000년에 들어 서비스 사업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한 제록스는 기업 활동에 필요한 문서 환경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문서 아웃소싱(Document outsourcing)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1) 최초의 자동 복사기, 제록스 914

1959년 출시된 제록스 914는 일반 용지를 복사지로 사용하는 최초의 자동복사기이다. 제품명에 사용된 ‘914’는 가로 9인치(229mm)에 세로 14인치(356mm)의 종이(즉, 일반 A4 용지)를 복사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제록스 914의 전체 크기는 높이 42인치(107cm), 가로 46인치(117cm), 세로 45인치(114cm) 가량 되었고 무게는 648파운드(294kg)였다.

1949년 제록스가 최초로 선보였던 제록스 모델 A는 수동으로 조작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제록스 914는 이런 불편을 자동으로 개선했다. 이는 할로이드 포토그래픽 컴퍼니가 제록스 복사기 제조를 시작한 지 12년만의 성과였다고 한다. 당시 이 모델은 약 1분당 2페이지가 자동으로 복사되었다(당시 시중에 출시된 타 모델은 평균 문서 1장을 복사하는데 3분가량이 걸렸다고 함).

최초의 자동 복사기 ‘제록스 914’

2) 최초의 컬러 복사기, 제록스 6500

제록스는 1973년 최초의 컬러 복사기 ‘제록스 6500’을 출시했다. 복사의 원리는 흑백과 동일하게 ‘빛 쏘이기, 현상, 전사’ 3단계로 진행된다. 빛으로 글자와 그림을 읽을 때 컬러 필터를 통과해 색분해를 일으키고, 흑백 토너 이외의 3가지 컬러 토너(CMY)를 더해 복사지에 전사시켰다. 제록스 6500은 흑백 컬러를 위한 롤러와 색상용 롤러 2가지로 구성되어 있어 2개의 롤러가 회전하는 동안 토너가 복사지에 적용되었다. 이러한 원리를 컬러 제로그래피라고 부르게 되었고 이것이 오늘날 컬러 인쇄의 기원이 되었다.

최초의 자동 복사기 ‘제록스 6500’

제록스 6500의 내부 작동 원리를 설명하는 그림

 

3) 레이저 프린터 ‘제록스 9700’

1940년대 컴퓨터가 최초로 개발 된 이후, 1973년 제록스사는 미니 컴퓨터 ‘제록스 알토’를 개발했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가 잇달아 개인용 컴퓨터를 출시해 개인용 컴퓨터가 상용화되면서 컴퓨터로 작성된 디지털 정보들을 출력하는 프린터가 필요해지기 시작했다. 제록스는 1973년 기존 제로그래피 방식을 응용한 첫 번째 모델 ‘1200 컴퓨터 프린팅 시스템(1200 Computer Printing System, 1초에 1장씩 출력된다는 의미)’을 출시했다.

1969년 제록스의 연구원 ‘게리 스타크웨더(Gary Starkweather)’는 전통적인 제로그래피 기술에 레이저 광선(Lazer Beam, 빛 대신 사용)을 적용해 세계 최초로 레이저 프린터를 개발했다. 제록스의 경영진들이 시장 출시를 미루는 사이에 경쟁업체 IBM이 1976년 ‘3800 레이저’라는 모델을 출시하자, 1977년 ‘제록스 9700’ 모델을 출시했다. 제록스 9700은 1분에 120장을 출력할 수 있는 빠른 속도를 보였고 그래픽과 문자가 뒤섞인 문서도 빠르고 간단히 처리할 수 있었다.

제록스의 첫번째 레이저 프린터인 ‘제록스 9700’(1977)

4) 문서관리 아웃소싱

1994년 제록스는 주요 고객인 기업들을 대상으로 문서와 관련된 새로운 서비스 사업인 ‘문서관리 아웃소싱(Document Outsourcing)’을 시작했다. 문서관리 아웃소싱은 문서업무, 출력 프로세스 등 기업 활동에 필요한 모든 문서 환경을 파악한 후 이를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서비스이다.

불필요한 출력 기기(복합기, 프린터, 스캐너 등)를 줄이고, 직원들의 업무 특성에 맞게 적재적소에 기기를 배치해 주거나 출력량 관리 솔루션을 통해 직원들의 문서 사용량을 확인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해주었다. 문서관리 아웃소싱은 클라우드, 모바일 프린트 등의 환경을 구축해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출력할 수 있도록 하게 함으로써 고객사 직원들이 업무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지금까지 글로벌 브랜드인 두카티(Ducati, 이탈리아의 모터사이클 제조업체), 미슐랭(Michelin, 프랑스의 타이어 제조업체), 매리엇(Marriott, 미국의 호텔업체) 등이 제록스의 문서관리 아웃소싱 서비스를 받았다. 국내에서는 2012년 서울시청이 후지제록스의 문서관리 서비스(MPS)를 통해 종이 사용량을 32.4% 절감했다고 한다.

7. 제록스 브랜드 및 기업 정보

1) 제록스 코퍼레이션(Xerox Corporation)

1906년에 설립된 할로이드 포토그래픽 컴퍼니는 1950년 제록스 복사기를 출시후 1961년 회사 이름을 오늘날의 제록스 코퍼레이션으로 변경했다. 1950년대 제록스 코퍼레이션은 세계 시장 진출을 위해 영국의 영화제작사인 랭크 올가니제이션 및 후지필름사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1937년 설립된 랭크 올거니제이션은 이후 기업 확장을 거듭해 영화, 레저, 전기제품, 정밀광학 제품 등으로 사업 분야를 넓혀 왔다. 1956년 신규사업을 모색하던 중 제록스 코퍼레이션이 유럽 지역의 파트너를 찾고 있다는 것을 알고 합작을 타진해 1956년 50대 50의 자본합작으로 제록스의 유럽 법인인 ‘랭크 제록스’를 탄생시켰다. 랭크 제록스는 ‘제록스 914’ 모델을 발매해 유럽 시장에서 큰 성장을 기록했고, 판매망도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호주 등 유럽 각국과 멕시코 등 남미 지역으로 확장했다. 1997년 미국 제록스 코퍼레이션에서 랭크 제록스사의 지분 전량을 인수함에 따라 랭크 레록스사는 100% 제록스 코퍼레이션의 자회사가 되었다.

1962년 아시아 지역의 시장 개척을 위해 일본의 후지필름과 합작해 설립된 후지제록스는 아시아 및 태평양 지역에 13개국에 지사를 두고 있다.

2) 세계 진출 현황 및 규모

제록스는 현재 전 세계 160여 개국에서 진출해 지사를 두고 있으며, 전체 약14만 6천여 명의 직원들이 제록스에서 근무하고 있다. 국내시장에는 1974년에 동화산업이 일본 후지제록스와 합작해 코리아제록스(현 한국후지제록스)를 설립하면서 진출했다.

3) 브랜드 가치

제록스는 글로벌 브랜드 컨설팅사인 ‘인터브랜드(Interbrand)에서 선정한 ‘글로벌 100대 브랜드(Best Global Brands 100)’에 매년 랭크되고 있다.

제록스는 2011년과 2012년에 미국 경제 전문지인 포춘지가 선정한 ‘포춘 500(Fortune 500, 세계 상위 500대 기업)’에서 ‘탑 100대 기업(The top 100 companies)’과 ‘미국의 최대 규모 기업 리스트(America's largest companies)’에 랭크됐고, 2013년에도 포춘 500에 선정되었다.